이 글을 'Administration'란으로 분류하는 것이 꼭 맞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어짜피 그 어떤 한가지 사안이라도 그 근본을 따져보면 모든 분야와 연결되어 있기에 편의상 이 란에 적기로 한다.
요즈음 필자가 진행중인 몇가지 개인과제 중 하나는, 필자 자신이 이런 말을 하는것이 부끄럽고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국 보스턴박물관 동양부장을 지낸 일본의 대표적 미술사학자이자 비평가인 오카쿠라 텐신(岡倉天心, 1862-1913; 오카쿠라 카쿠조라고도 불림)이 1906년 미국에서 펴낸 'The Book of Tea'에 못지 않은 우리의 예술과 문화를 세계에 깊이 각인 시킬 수 있는 책을 쓰는 것인데, 이를 위하여 자료 등을 모으며 준비 중이다. 사실 이 과제는 전 KBS 부산총국장님이셨던(지금은 서울 본사에 와 계신다) 이동식 선생님과의 약속에서 시작된 것인데, 어쩌면 이 국장님께서는 가볍게 격려차 흘려 하신 말씀이셨을 수도 있지만, 그 약속이 처음 '책의 제목' 이름을 붙이는 것에서 부터 작은 문제가 생겼다. 문제를 말하기 전에 먼저 'The Book of Tea'라는 책이 어떤 책인지 알아보자. 2009년 '산지니'에서 펴낸 번역서인 '차의 책'의 책소개를 보면 'The Book of Tea'의 주요 내용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100여 년 전, 동양문화의 아름다움을 서양에 전한 책!
『차의 책』. 다도를 통해 일본의 전통문화를 재미있고 매력 있게 해설한 책이다. 출간한지 100년이 넘었지만 이 책은 아직도 서양인들에게 동양의 차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다도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다도문화, 나아가 동양의 전통문화를 함께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당시 보스턴미술관에서 동양부장으로 있으면서 이 책을 펴냈다. 하지만 저자가 동양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던 의도와 달리, 일본제국주의의 정치적 요구와 딱 맞아떨어졌다. 심미적이고 관조적인 텐신의 성향은 역사의식의 부재와 함께 함께 정치적 현실의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던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도 유용한 정보와 관점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서구 열강의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이 책을 썼다는 점에서, 아직도 일본 문화에 대해, 특히 그 다도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다도를 새롭게 들여다보게 한다. 한글 번역글과 영문을 함께 실었다." 또한 이동식 국장님의 'The Book of Tea'에 관한 글을 읽어보면 책과 작가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http://blog.naver.com/sunonthetree/100016174215)
어쨌던 오카쿠라 텐신이 100여년 전에 쓴 이 'The Book of Tea'는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꾸준히 서양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필자가 연구, 근무하였던 시카고박물관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뿐 아니라 대부분의 주요 서양 박물관, 미술관 숍을 가보면 위 책이 일년 내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Japanese Tea Ceremony: Tea At Koken WITH SOUND
http://www.youtube.com/watch?v=7tt7NBIVeMY
작은 문제라는 것은 책의 큰 제를 'The Wind from the Far East'라 하려 했는데 자료들을 찾다보니 'Wind from the Far East'라는 La Tale이라는 게임 OST가 있었고 또 'The Wind from the East'라는 제목이 소설도 있었다. 소설과 게임OST에서의 'East'가 필자가 의미하는 '동양(대한민국)'의 의미와 같지 않다 생각되지만 제목을 변경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 책의 집필에 관한 사항들은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진행을 하려 한다.
LaTale OST - Wind from the Far East
http://www.youtube.com/watch?v=_S5lBQduBqk
이런 장황한 말들을 늘어 놓는 이유는 우리 도서관의 현실을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자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사실 좋은 책이나 논문 등의 글들을 쓰려면 충분한 자료들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어떤 내용으로 책이나 논문을 써 나가야 할지 큰 틀과 대강의 내용들이 머리속에 있더라도 실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적지않다. 특히 필자가 쓰려는 내용을 이미 다른 학자가 연구를 해 놓았다면 이를 정확하게 reference 등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아니 적어도 비슷한 주제에 관하여 다른 학자들은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는지 또 있는지 파악은 하고 있어야 세계 학계에서 인정받는 글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의 대학도서관, 국공립도서관들을 살펴보면, 물론 그 장서나 서비스가 현저하게 좋아졌지만, 영문을 비롯한 국외 원서들의 장서가 많이 부족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공립, 대학도서관 장서의 수준이 웬만한 미국 주립대학 도서관의 장서보다 못하다는 점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물론 국문서적들의 소장도 중요하지만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세계를 이끌어가려면 이대로는 안된다.
이러한 현실아래서 대한민국 내에서 제대로 된 서적이나 학술논문, 학위논문을 쓰는 것이 가능할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이나 서적을 쓰기위해선 자료를 찾으러 국외 교육기관, 도서관 등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우리의 현실이 이러한데 어찌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 등과 같은 세계학계를 이끌어 가는 큰 학자가 나오지 않음만을 탓할 수 있겠는가? 하루빨리 세계 유수 도서관들과의 연계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국가의 내적 기반(Infrastructure)을 구축하는 것이 세계속의 한국으로 우뚝 서기 위한 첩경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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