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정혼/진작

반포유고습유伴圃遺稿習遺서문序文

Moam Collection 2010. 4. 19. 00:50

반포유고습유伴圃遺稿習遺서문序文

 

 

 도38 <반포유고습유 서문> 목판 인쇄. 1813(28세)

 

계유년(1813) 하화생일荷花生日(음력 6월 24일, 관연절觀蓮節), 추사 28세 때
작품으로 옹방강체 해서로 쓴《반포유고습유》책의 서문이다.


《반포유고습유》는 군부의 서리였던이만수李晩秀가 쓴《반포유고伴圃
遺稿》서序에 전해지는 반포암 김광익이라는 중인 시인의 시집이다. 그
의 아들 김재명이 아버지의 사후 유작을 모아 1778년《반포유고伴圃遺
稿》라는 시집을 냈는데, 그로부터 35년 후 저명한 여항시인이 된 김재
명이 그동안 새로 발견한 아버지 김광익의 시를 첨부하여 그 증보책으
로《반포유고습유》를 내며, 그 서문을 당시 28세였던 추사에게 부탁하
게 된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습유拾遺’, 즉‘유산, 남아 있는
것, 또는 남길 만한 것을 주워 모으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한 내용으로
당시 청나라의 고증학과 실학에 매료되어 있던 추사 사상의 일면을 보
여 주는 중요한 작품이다. 책의 서문 끝에‘실사구시재實事求是齋’라 관
서하신 이유도 이러한 그의 사상과 무관하지 않게 보이며, 이 관서로 미
루어 당시 추사께서 당호(서재의 별칭)를‘실사구시재實事求是齋’로 사용
하셨음을 생각할 수 있다. 추사 28세 때의 작으로 보기 힘든, 획이 후덕
하게 보이면서도 매우 강하고 아름답게 작자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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