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추보경중각서 玉樞寶經重刻序(부분)
도55 <옥추보경중각서> 부분 김정희. 1838년 중각본. 영남대 도서관 소장
‘옥추경’혹은‘옥추보경’이라고 하는 이 책은 도교 서적으로 추사가 유
교와 불교 외에 도교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귀중한 자
료이다.
중국 본래의 도교 경전에는《옥추경》이 없고, ‘옥추경玉樞經’이란 <뇌
성보화천존법어雷聲普化天尊法語>를 일컫던 것으로 이는 후인이 조작한
것이라고 한다. 맹인盲人이나 박수무당이 점을 치거나 제사·기도를 드
릴 때 이 경을 읽었다고 하며, 병굿이나 신굿 같은 큰 굿에서만 읽는데,
이 경을 읽으면 천리 귀신이 다 움직인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1733년 묘향산 보현사에서 초판을 간행하였고 1838년 이를 중간하게
되었는데, 추사께서 바로 이 중각본의 서문을 쓰게 된 것이다.
글씨를 살펴보면 추사 50대 초반 작품으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추사체의 완성이 가까워졌음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옹방강체나 동기창
체, 유석암체 등 어느 뚜렷한 자체에 치우친 획이 보이지 않는, 추사 특
유의 행획이 보이기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활어가 물 속에서
춤추는 듯하는, 부드러우면서 힘이 넘치는 획으로 씌어있다. 옹방강,
동기창, 유석암 등의 자체를 섞어서 작품한 3~40대 작품과 비교하여
볼 때, 작자와 배자가 한층 성숙되어 상하 좌우의 전체적 어울림이 더욱
조화를 이루는 50대 작품 중 수작이다. 여의주를 얻으려고 용트림하는
듯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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