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아회첩

<서원아회기 西園雅會記>

Moam Collection 2010. 8. 16. 13:07

(1) <서원아회기 西園雅會記>

 

 


도 3. 서원아회첩《西園雅會帖》 중 <서원아회(기)西園雅會(記)>, 개인소장

(사진촬영 1975년 이영재)


西園雅會


休官以來, 病懶相成, 未窺家後小圓者, 久矣, 宋元直, 徐國寶, 約沈時瑞, 趙君受兩令, 以謀小會, 歸鹿趙台, 聞風而至。于時驟雨飜盆, 後晴, 登臨西園, 仍又聯袂, 雨出柴扉, 徘徊於玉流泉石, 歸鹿忽飛筇着芒, 攀崖陟嶺, 步履之捷, 不減小壯, 諸公躋後, 無不膚汙氣喘, 以俄頃之間, 乃能越巒, 而度壑, 楓溪之心庵 古亭, 倏在目下。此殆詩所謂, 終踰絶險, 曾是不意者也。

及其穿林而下, 臨溪而坐, 卽一條懸瀑, 潺溪石間。濯纓濯足, 出滌煩襟, 去之膚汙而氣喘, 咸曰 微豊原, 安得務此, 今谷之游, 實冠平生。於亭逍遙, 竟夕忘歸, 臨罷, 歸鹿, 口呼一律, 屬諸公聯和, 請謙齋筆, 摹寫境會, 仍作帖, 以爲子孫藏, 甚奇事也, 豈可無識。  

顧余 自小不好詩學, 老又有眼高手卑之症, 凡於音韻淸濁高低者不經, 與親舊挹別逢歸, 酬唱, 一切未嘗開路。故輒以此謝之, 則歸鹿, 又責之以湋詩令, 不得已 破戒塞責, 眞是肉談詩云乎哉。


己未季夏 西園主人    


“휴관이래 병과 게으름이 상성하여 집 뒤 소원(서원소정)을 들여다보지 못한지 오래되었는데, 송원직, 서국보가 심시서, 조군수 두 영감과 약속하고 작은 모임(소회)을 도모했는데, 귀록 조대감이 소식을 듣고 이르렀다. 그때 소나기가 내려 물이 넘쳐흘러, 개인 후에 올라 서원(소정)에 임하여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좆으며 또 연몌連袂하며 시선을 나와 옥류천석에서 배회하는데 귀록이 홀연히 지팡이를 날리며 짚신을 신고 비탈을 타며 산마루를 오른다. 걸음이 빠른 것이 소장小壯에 덜하지 않아 제공이 뒤따라 오르는데 땀이 나고 숨차지 않음이 없었는데 잠깐 사이에 산등성이를 넘고 골짜기를 지날 수 있어서 (청)풍계의 (원)심암과 (태)고정이 홀연 눈 아래 있다. 이것은 당초 시경에 이르기를 "마침내 절험을 넘었으니 이것은 일찍이 뜻한 바가 아니다."라 한 것과 같다. 마침내(급기) 숲을 뚫고 내려가 시내에 임하여 앉으니 곧 한 줄기 걸린 폭포가 바위 사이로 졸졸 흐른다. 갓끈을 빨고 갓을 씻고 답답한 가슴을 내어 씻어 땀나고 숨찬 것을 다 털어내고 나서 모두 이르기를, "풍원(조현명)이 아니었으면 어찌 이렇게 힘쓸 수 있었겠는가? 오늘 계곡놀이는 실로 평생 으뜸일 것이다."라 하였다. 정자에서 소요하는 것으로 마침내 저녁이 되어도 돌아갈 줄 모르다가 파하기에 임해서 귀록이 입으로 시 한 수를 읊고 제공에게 잇대어 화답하라 하고, 겸재 화필을 청하여 장소와 모임을 그려 달라 하니 그대로 시화첩 (서원아회첩)을 만들어 자손이 수장하게 하려 함이다. 심히 기이한 일이거늘 어찌 기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록이 없을 수 있겠는가?) 나를 돌아보건대, 어려서부터 '시학'을 좋아하지 않았고 나이 들어서는 또 눈이 높고 손이 낮은 증세(병)가 있어 무릇 시를 짓는데 마음을 두지 않아 친구와 만나고 헤어질 때 시를 주고받는 일에 일절 길을 연 적이 없다. 그런고로 문득 이것으로써 사양하였더니 귀록이 또 '시령'을 어긴 것을 책망한다. 부득이 파계하여 책망을 막기는 하나 참으로 이는 '육담(육두문자)시'라 할 수 있을 뿐이다.


기미(1739)년 여름 서원주인1)


1) 최완수, 상동서 (현암사, 2009), p. 24.

   최완수, 상동서 (범우사, 1993), p. 190.

   이강호, 상동서 (삼화인쇄주식회사, 1978), p.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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