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19 김정희, <부억양양 8곡병>중 2폭, 각폭114.0×38.5cm. 모암문고 소장
추사 서도의 이해
본래 동양의 서화 예술이란 부드럽거나 거친 동물의 털을 모아 만든
붓으로 운필의 묘를 탐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추사 서화예도書畵
藝道의 운필법은 한마디로 말해서 골풍육윤骨豊肉潤입묘통령入妙通靈한
신묘경神妙境이라 할 수 있다. 음률音律에 춤추는 듯한 획으로 서권기書
卷氣문자향文子香이 흘러 넘치는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고대
중국의 육조체로부터 왕희지王羲之(307~365) 특히, 구양순의 화도사비,
구성궁비, 묘당비의 운필법을 완전히 체득하시고 그 위에 동파東坡소식
蘇軾(1037~1101), 남궁南宮미불米?(1051~1107), 송설도인松雪道人조맹부
趙孟뭘(1254~1322), 사백思白동기창董其昌(1555~1636), 석암石庵유용劉墉
(1719~1804), 소재蘇齋(담계覃溪) 옹방강翁方綱(1733~1818) 등 많은 유명 서
가의 운필법을 두루 연마한 끝에 추사 특유의 자유자재하고 무소불능의
운필법을 창출해 낸 것으로 생각된다. 추사 서화 예술에 대해서는 한자
문화권 내에서도 찬인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추사의 서도를 이해하기 위하여 추사의 작품 중 시기별 기준작을 선
별하여 서체별, 연대별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해서체楷書體20대 작품에 <고전발문古篆跋文>, <전주역篆周易>, 30
대 작품으로 <해인사海印寺상량문上梁文>, <동몽선습책童蒙先習冊>, 50
대 말 작품으로 <묵소거사찬默笑居士讚>, <증왕고영모암편배제식曾王考
永慕庵扁背題識>, <반야심경般若心經>, 60대 중·말기 작품으로 <사공표
성司空表聖>, <소요암逍遙庵>, <양백기사품십이칙揚伯夔詞品十二則> 등
이 있고, 돌아가시기 전인 60대 말~70대의 해서작으로 <구전편區田扁>
과 <백파율사비문白坡律師碑文> 등을 들 수 있다.
행서체行書體로는 20대 후반의 <고전발 동몽선습책서끝발문>, 30대
후반의 <수찰>과 40대 말~50대 초 작품으로 <옥호서지玉壺書之6곡 병
장>, <인정향투란人靜香透蘭> 화제글, 50대 말~60대 초 작품으로 <천
성후성千聖後聖8곡 병장>, <호문백복好問百福8곡 병장>, <원문노견遠聞
老見대련> 등이 있고, 60대중·말기 작품으로 <부억양양復憶襄陽8곡병
장>, <반야심경般若心經연구원문硏究原文>, <난화일권蘭話一卷>, <완염
합벽阮髥合璧>, 그리고 70대 작품으로 만년의 노숙한 행서로 쓰인 <묵운
일루墨雲一縷10곡 병장>이 있다.
예서체隷書體에는 52~53세시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53~54세시
작품인 <신안구가新安舊家>, 60대 초·중반 작품인 <황화주실黃花朱實>,
70대 작품인 <대팽두부과강채大烹豆腐瓜薑菜>, <설백지성雪白之性>을
들 수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서체와 연대에 따른 기준작들을 비교하며 살펴보면,
추사 서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작품
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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