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정혼/진작

묵운일루10곡병墨雲一縷十曲

Moam Collection 2010. 2. 3. 15:09

묵운일루10곡병墨雲一縷十曲
송자하送紫霞입연시入燕詩(모암문고)

  

 김정희, 「묵운일루10곡병 - 송자하 입연시」중 2폭, 각폭`130.0×34.5cm, 모암문고 소장

국역 완당전집 권3, pp. 196~200

 

이 병장 작품은 추사 노년기 중에서도 말기의 작품으로, 돌아가시기 얼
마 전에 작품하신 듯하다. 추사가 24세의 약관으로 대석학 옹방강을 만
나 사제지의師弟之誼를 맺고 돌아온 후 28세 되던 해, 자하 신위 선배가
입연할 때 소개장처럼 써준 칠언시이다. 노년에 석묵서루의 전경과 대
석학 옹방강을 생각하며 최고봉에 오른 운필획으로 옹획(옹방강체)을 약
간 섞어 쓴 작품으로 필자가 지금까지 수많은 추사선생의 행서 작품을
보았지만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맛과 멋은 그 어느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병장 작품 중 표시(○)한‘월月’자가 세 자 나오는
데 세 자 모두 자체가 다르며‘풍風’자 또한 세 자가 나오나 각각 자체
행획이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자大字이지만 소자小子인 편지글
보다 서슴없이 행획했음을 볼 수 있으며, 어느 한 획도 주저하거나 멈칫
하거나 부자연스럽게 작자된 글자를 찾아볼 수 없다. 곧 앞에 닥칠 자신
의 운명을 예감하신 듯 자신의 추억을 회상하며 산중에서, 그것도 아주
고요한 깊은 산 속에서 조용히 흘러내리는 물과 같이 써 내려가셨으니
참으로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획으로 율동미가 넘
친다. 또한 병장이 흔히 한두 폭으로 쪼개져 전해지는 예가 많은데 10곡
대병이 온전하게 전해 온 점도 매우 귀한 일로 마땅히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모암문고 www.moamcollec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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