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정혼/퇴우이선생진적

4_겸재謙齋정선鄭敾의 기록화와 발문_1. 기록화_(3) <풍계유택楓溪遺宅>

Moam Collection 2010. 6. 14. 01:21

4_겸재謙齋정선鄭敾(1676~1759)의 기록화와 발문_1. 기록화_(3) <풍계유택楓溪遺宅>

 

 

 

 

<풍계유택楓溪遺宅>(도 12)은 겸재謙齋71세시 숭정병인년崇禎
丙寅年(1746)에《퇴우이선생진적첩退尤二先生眞蹟帖》에 그려 넣으
신 네 폭의 진경에 바탕을 둔 산수화 중 한 폭으로, 진적첩眞蹟帖
총 16면(앞뒤 표지 포함) 중 11면에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이 그림은 청풍계淸風溪에 기거하시던 겸재의 외조부 박자진
이 사시던 집의 정경을 수묵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앞에서 수차
례 설명했듯 퇴계 이황 선생을 연원으로 이 묵보가 전해지게 된
내력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장인 정랑 홍유형으로부
터 퇴계, 우암 두 선생의 소중한 묵적을 받게 된 겸재의 외조부
박자진이 이 묵보를 자신이 기거하던 집 풍계유택楓溪遺宅에 소
중히 보관하고 있음을 그의 외손 겸재가 그의 나이 71세시의 완

숙한 필력으로 비록 작은 첩의 화면이지만 꽉 찬 구도와 구성으
로 그렸다. 화면 상단에 산과 나무들로 우거진 청풍계의 정경이
펼쳐지고 그 아랫부분에 동그랗게 각종 나무들과 시냇물로 둘러
싸여진 겸재의 외가‘풍계유택楓溪遺宅’의 정경이 펼쳐져 있다.
비록 집 전체의 풍광이 아닌 부분의 모습이지만 그 규모를 추정
하기에 충분하다. 집 뒤편으로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나무
와 시내 그리고 운무가 집 주위를 둥글게 감싸 안은 모습이 영락
없는 명당터요 마치 신선이 사는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
도로 극적인 느낌을 준다.‘ 청풍계淸風溪’는 지명이고‘풍계유택
楓溪遺宅(단풍나무와 시내가 있는 집)’은 겸재 외가의 이름이다. 동음
이의 한자를 차용하여 집 이름을 지었으니 집의 정경과 꼭 맞아

떨어지고 멋스럽다. 다른 대작들(청풍계淸風溪)에 비하여 그 격이
떨어지지 않으니 과연 주역周易에 통달했던 겸재의 그림이라 할
수 있다.

 

ⓒ 모암문고 茅岩文庫 The Moam Collection www.moamcollecti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