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떠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그 진리를 '행함'이 어려울 뿐이다.
우리 역사적 위인 분들의 행적과 일대기를 살피다 보면 위 내용과 같은 일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무릇 정치는 물의 흐름과도 같이 민심을 천심으로 여기고 좆아야 한다는 것은 여러 고전들에 나와 있는 진리이다. 이러한 배우고 습득한 진리들을 좆고 행하지 않는다면, 과연 우리가 역사나 옛 명인들의 가르침들을 배울 필요가 있겠는가? 이는 배움에 있어 그저 자신의 깨우침 없이 진리들을 지식으로 그저 습득한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찌기 퇴계 이황 선생, 물론 이전 많은 선현들께서도 지적하셨었지만,도 그의 자필수고인 '회암서절요 서'에서 이르기를,
"(중략) 옛날 성인의 가르침에 예禮·악樂·시詩·서書가 모두 있다. 그런
데정자程子41)와주자는이를칭송하고기술함에있어마침내논어論
語를가장학문에절실한것으로삼았으니그뜻은역시이때문이었
다. 아! 논어 한가지의 한 책으로도 도道에 들어갈 수가 있다. 지금
사람들은 여기에 있어 학설을 외우고 (입으로만) 떠들기에 힘쓸 뿐 도
道(를)구하기에 마음을 쓰지 않으니 이것은 이익의 꾀임에 빠진 때문
이다. 그런데이글에는논어의뜻은있지만꾀임에빠지는해독은없
다. 그렇다면앞으로배우는자로하여금느끼고흥기되게하여, 참으
로 알고 실천하도록 하는 데는 이 글을 버리고 어떻게 할 것인가? (중략)"
하였다.
이제는 우리도 선현의 말씀들에 귀 기울여 자신의 분수를 알고 '진퇴의 도'를 실제로 행야여하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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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있는 사람이 세상에 쓰이지 못하거나, 반대로 능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인사(人事)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비판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능력이 있을 줄 알고 발탁했는데 정작 그 자리에 올라가서는 형편없는 성과를 내거나, 반대로 별 볼일 없을 줄 알고 임명을 꺼렸던 사람이 의외의 성과를 내서 임명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머쓱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잘못된 인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서하(西河) 임춘(林椿)선생의 윗글은 인사가 아니라, 인사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은거하면서 역량을 기르고 있다가, 때가 이르면 세상에 나아가 그 역량을 발휘하고, 여의치 않으면 다시 조용히 물러나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진퇴의 모습을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재기(逸齋記)>의 주인공 이중약(李仲若)은 어렸을 때부터 도교에 심취하여 항상 마음을 물질 밖에 두고 얽매이는 데에 초탈한 이른바 진짜 은자였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의학을 연구하여 많은 백성들을 살려냈고 그 공으로 조정에 들어와 높은 벼슬을 하기도 하였으며, 후에는 중국에 건너가 도의 요체를 배우고는 본국에 돌아와 도교(道敎) 사원을 설립하고 설법을 행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주인공에 대해 서하 선생은, ‘도와 함께 행하여 이른바 진정으로 출세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숨고 싶을 때는 (혹은 숨어야 할 때는) 숨어서 도를 닦고, 세상에 나오고 싶을 때는 (혹은 나와야 할 때는) 나와서 역량을 발휘한 그야말로 자유자재한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서하 선생은 이 글에 덧붙이기를, ‘벼슬하는 것을 더럽게 여기며 부귀를 천하게 생각하고, 흰 돌을 베개 삼고 맑은 물에 이를 닦는 자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파고들며 괴상한 짓을 행할 뿐이니, 그에게 출세할 역량이 있겠는가? 공명심에 사로잡히고 벼슬에 골몰하여 머리에 감투를 쓰고 허리에 관인(官印)을 차고 다니는 사람은 세력을 얻기 위하여 허덕이며 이익을 쫓아다닐 뿐이니, 그에게 숨어 있을 덕이 있겠는가.’ 라고 하였습니다. 능력도 없으면서 고상한 척하는 거짓 은자들과, 안달복달 해가며 권력에 붙어 이익을 탐하는 속물들을 싸잡아 비판한 셈입니다.
나아가고 물러나는 일은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커다란 화두이고 고민입니다. 나아갈만할 때 나아가고 물러날만할 때 물러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자리에 합당하지 않은 사람이 기를 쓰고 그 자리에 오르려 하다가 정작 자리에는 올라보지도 못하고 패가망신만 하고 말거나, 오르기는 올라도 그 과정에서 안팎으로 만신창이가 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또는 문제가 생겨서 물러나야 할 때 바로 물러나지 못하고 미적거리다가 사방에서 집중 공격을 당하여 마침내 온갖 더러운 치부가 만천하에 다 까발려진 다음에 등 떠밀려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아서 적절히 처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라 하겠습니다. 서하 선생 말씀처럼 진실로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면 나아가고 물러나는 데 있어 이렇게까지 구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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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정혼 이영재,이용수 공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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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ionism and Post-Impressionism in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James N. Woo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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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향투 人靜香透 이용수 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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